단대호수 걷자고


버스커버스커의 봄캐럴 중 하나인 '꽃송이야'에 등장하는 이 곳. 왜 단대호수를 걷자고 꼬셨는지 알 것만 같다. 주변에 단국대 뿐만 아니라 호서대, 상명대, 백석대까지 있어서 천안 대학생들의 주요 데이트 코스이자 고백이 이루어지는 장소임에 분명하다. 2km가 조금 넘는, 결코 짧지 않은 코스지만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할 청춘들에게는 매우 짧은 길이겠지. M도 작년까지만 해도 혼자 호수를 걸으면서 나에게 매일같이 전화를 했었다. 덕분에 전화는 '용건만 간단히' 말하는 것이라는 나의 가치관도 바뀌었다. 


M은 이 날따라 기분이 좋은지 대학원 시절의 추억을 조잘조잘 이야기했다. 여기 아주머니와는 친했고, 저기는 음식이 싸고 맛있다고. 전화로 한 번쯤은 들었었던 이야기지만 그가 신나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 가만히 듣고 있었다. 특별히 영화를 보지 않아도, 어딜 가서 뭘 하지 않아도 편하다. 같이 걸으면 더 좋다. 평범한 하루도 그가 있음으로 리본이 덧대어진 잘 포장된 선물이 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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